[단독] 소액주주 연대, 운용사 차린다…"직접 펀드 굴려 경영 참여"

입력 2023-12-20 15:38   수정 2023-12-20 21:21

소액주주 연대가 자산운용사 주인이 된다. 기업의 주요 주주가 돼서 기업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도록 적극 개입해 이익을 도모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나서려는 것이다. 소액주주 연대에서 파생된 집단이 운용사를 직접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20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인증 기반의 소액주주 결집 플랫폼 '액트'의 운영사인 핀테크 기업 컨두잇은 내년 초 중으로 금융감독원의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인가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작년 말부터 복수의 투자사 등을 대상으로 IR자료를 배포 중이다.

컨두잇의 액트 서비스는 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액주주들 목소리를 모아주는 게 주된 역할이다. 이 플랫폼을 만든 인물은 2000명 규모의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를 이끌어 온 이상목 대표다. 연대 대표로 나서기 직전까지는 약 8년간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에서 근무했다.

이 대표는 액트를 통해 여러 종목들에 대한 안건을 소액주주들이 직접 논의하고 투표하는 장을 만들었다. 올해 주주총회부터 전자 의결권 위임·공동보유 약정·주주제안 등도 추진했다.

특히 액트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갈림길에 섰던 '이화그룹 계열 3사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액트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십시일반 모은 이화그룹 소액주주 연대는 수개월 사이 이화전기의 1대주주 지분율 만큼의 대량 지분을 확보, 경영권 영향 목적의 대량보유 보고 공시를 했다. 현재까지 액트 앱에 유입된 활성 금액은 현재 기준 2조4000억원을 웃돈다. 회원 수는 3만명가량이다.

컨두잇은 내년을 기점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한 전 단계로서 지난 9월 컨두잇투자자문을 인수한 바 있다. 당장은 자산운용과 투자자문, 컨설팅업을 고루 영위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 설립할 운용사 역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모회사인 컨두잇이 100% 지배하게 된다.

인력도 차례로 채워가고 있다. 지난 10월 JP모건 홍콩·서울 상무를 이동언 부대표를 영입했다. 이헌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 대표와 기업금융 3년여 경력의 정현석 변호사 등도 합류했다. 현재 직원 수는 이 대표를 포함해 13명이다.

다만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에 신규로 등록하려면 인력 상의 요건뿐 아니라 최소 자본금 10억원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자본금 요건 충족을 위해 투자 유치 막바지 단계인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유명 '슈퍼개미'(주식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사람)도 설립 초기 투자자로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액주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주주연대가 행동주의 펀드들과 협력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로선 명분과 실리가 충족되는 경우에만 나서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 때문에 소액주주들과 행동주의 펀드가 뜻을 함께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이런 제약을 해소해 보고자 직접 운용사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가 오해 없이 행동주의 전략을 전개하려면 중요 개인 주주들과는 처음부터 공동보유 약정을 맺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초기 준비 단계이므로 방향성은 꾸준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동주의 펀드가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결국 이 영역도 흐지부지 흘러갈 것"이라며 "개인 주주들로 파생된 집단인 만큼 실망스럽지 않은 행보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 업무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수행하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위에 심사 결과를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위가 등록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 결격 사유 등 법상 하자가 없는지 확인하고 이상 없으면 대체로 등록해 주고 있다"며 "통상 신청부터 등록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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